아름다운 글

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듯이

우리다운 2010. 8. 28. 00:38




콩나물 시루에 물을 줍니다.
물은 그냥 모두 흘러내립니다.
퍼부으면 퍼부은 대로
그 자리에서 물은 모두 아래로 빠져 버립니다.
아무리 물을 주어도
콩나물 시루는 밑빠진 독처럼
물 한 방울 고이는 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보세요.
콩나물은 어느 새 저렇게 자랐습니다.
물이 모두 흘러내린 줄만 알았는데,
콩나물은 보이지 않은 사이에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물이 그냥 흘러 버린다고
헛수고를 한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는 것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은
매일 콩나물에 물을 주는 일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물이 다 흘러내린 줄만 알았는데,
헛수고인 줄만 알았는데,
저렇게 잘 자라고 있어요.

물이 한 방울도 남지 않고
모두 다 흘러 버린 줄 알았는데
그래도 매일 매일 거르지 않고 물을 주면,
콩나물처럼 무럭무럭 자라요.
보이지 않는 사이에 우리 아이가.


-이어령 <천년을 만드는 엄마>중에서... 

'아름다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안함과 친숙함의 차이  (0) 2010.08.30
고통을 주는 생각으로부터의 자유  (0) 2010.08.29
언제나 반가운 사람  (0) 2010.08.27
넓은 세상 넓은 마음으로  (0) 2010.08.26
두 개의 저울  (0) 2010.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