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에서 일하다보면 참 ‘아름다운’ 기부자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 기부자들이 재단 간사들을 보면 오히려 부끄러워하시면서 듣기 좋은 칭찬을 많이 해주십니다.
“참 좋은 일 하시네요.”, “참 수고(고생)가 많으세요.”, “어쩜 그리 인상이 선하세요.”, “월급도 많이 받지 못하시면서, 참 대단하세요.” 등등. 이런 기부자들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뿌듯함보다는 항상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왜냐하면 재단에서 일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선하시면서 대단하신 분들이 바로 기부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항상 기부자로부터 배웁니다. 나눔의 의미, 방법, 감동, 희망, 일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기부자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기부자들은 가르쳐 주십니다. 많은 기부자들이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기부를 시작하시며, 회원 가입을 할 때 간략한 말씀을 남기십니다. 이런 말씀들을 통해서 저희가 기부자들로부터 배우는 나눔을 <콩반쪽> 독자들과 한 번 나눠볼까 합니다..
부끄러워하는, 그래서 더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기부자들 |
나눔을 시작하고 바로 실직을 했어요~ 그래도 그냥 이어 나갔는데.. 생활이 어려워져 그 적은 돈도 중지했죠 - -; 부끄럽기도 하고 나에 대한 좌절감도 생겼는데.. 곧 취직하리란 생각에 계속 미뤄왔는데.. 좀처럼 안정된 직장이 잡히지 않네요~ 그래도 쓰는 용돈은 늘 쓰는데 해서 결심하고 다시 시작합니다. 너무 부끄럽게 작은 거지만 크게 열매 맺기를 기대하며.. 그리고 더 많은 기부를 할 수 있는 여유를 기다리며 시작합니다. 좋은 일 하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임○○
저...말을 하나 못한 게 있어서...너무 고마워요. 정말 작은 기부인데요. 얼마 전 보내준 영수증인가 뭔가.. 제겐 꼭 상장 같았어요. 제가 평생 받은 상장보다 더 예쁘고 값진 상장...너무 예쁘고 좋아서 사람들에게 자랑했어요. -이○○
저는 식당에서 일을 해서 버는 돈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그래도 제가 버는 돈은 모두 제 돈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고 하나님 것이지... 그래서 저는 그냥 뜻있는 곳에 잘 쓰려고 노력해요. 좀 더 수입이 나아지면 더 많이 기부할게요. 아무튼 이런 선물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잘 간직할게요. 그리고 일하시는 분들 모두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여○○
1% 밖에 못한다고, 작은 돈이라고, 너무 늦었다고, 부끄러워하시는 이 분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름다운재단에서 항상 말하는 ‘나눌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습니다’라는 구호는 바로 이분들에게서 배운 것입니다. 정말 나눔이란 어느 기부자의 말처럼 ‘가진 것 없어도 부자로 살 수 있는’ 마법임이 틀림없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아름다운재단에 호감을 가지는 이유 중에 하나는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1%나눔을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제안하기 이전에 이미 기부자들은 생활 속에서 자신이 나눌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놀랍도록 창의적으로 실천하며 저희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예전에 유실물 습득신고를 하고 드디어 1년이 되어 저에게 소유권이 생겼습니다. 감정가 65000원 나와서 세금22%인 14400원내고 아는 동생 음료수하나 사주고 5만원이 남아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기부합니다. -유○○
우리 커플 용돈 통장이에요~저희가 아직 학생이라., 금액이 너무 작지만 그냥,,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우○○
술 먹고 싶을 때마다 1만원 ^^ - 김○○
이렇게 아름다운 기부자들이 나눔을 실천하시게 되는 계기에는 바로 아이들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영원한 스승이란 말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가 봅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 하고 있는 가족 나눔, 나눔교육 캠페인은 바로 이런 분들로부터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 아가 첫돌을 기념하여 아가의 삶에서 무언가 의미 있는 축하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세상에 이로운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맘에서 아름다운재단의 기부자 신청을 하였습니다. 첫 생일에는 엄마가 대신 하지만, 아가가 화폐의 개념을 알게 되는 해부터는 아가 스스로 어려운 사람을 돌아볼 줄 아는 맘을 갖기를 소망합니다. 작은 돈이지만 뜻있게 쓰여지기를 바랍니다. - 이○○
○○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제일 먼저 하고 싶었던 일인데... 뭐가 그리 바쁘다고 이제야 실천하게 됐습니다. 문득 집안 가득한 ○○이 장난감이며 책을 보다 너무 내 아이만을 위해, 내 아이만은 최고로 키우려고 노력해온 게 아닌 가 부끄러웠습니다.
큰 나눔은 아니지만, ○○이에게 나눔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일원으로서 당연한, 습관이 되길 바라며, 딸 아이 이름과 제 이름으로 동참합니다. 내가 내 아이를 사랑한다면, 더 좋은 장난감을 사주는 게 아니라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작게나마 동참하는 것임을 부끄럽지만 이제야 깨닫습니다. - 이○○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기부하는 분들 중에는 학생들도 꽤 많이 있습니다. 용돈을 받아쓰거나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을 기부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생각을 읽으며, 우리 사회의 희망을 동시에 읽게 됩니다.
올해 스무 살이 되었습니다. 어떤 일을 할까 하다가 좋은 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것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사회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이 되어 이렇게 용돈 1%를 나눕니다. 작은 돈이지만 조금이나마 힘들게 공부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최○○
저는 이번에 수능을 보는 고3 수험생입니다. 사실 저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학비감면을 받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부끄러운 것도 있고,, 그랬지만,,,이제는 어른이 되는 만큼 더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꼭 갚자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신문에서 우연한 기회에 1%기부에 관한 기사를 읽게 되었고 평소 마음속에 어렴풋이 가지고 있던 생각이라 이번 기회에 실천해보자는 생각으로, 이렇게 기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 어르신들이 살던 보릿고개는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부의 분배가 상당히 불공평한 나라에 속합니다.
제가 부유층이 되어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국회에서 허구헌날 자기 당과, 계층의 이권을 위해 싸우시는 국회의원님들을 비롯한 기득권에 속하는 분들이나 수십억에 해당하는 부동산과 주식을 가지고 계시면서도 땅값, 주식값 떨어질 걱정에 양보라는 것을 모르는 부유층 분들이나, 그분들이 여기 아름다운재단의 기부처럼 1% 아니 0.5%라도 기부금으로 내놓으신다면 이 사회의 분배상황이나 빈곤 소외층의 문제는 이렇게까지 심해지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말이 길었네요. 비록 작은 돈이지만 앞으로 힘이 닿는 데까지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서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기부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주신, 아름다운재단 식구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힘내세요!! 아자! - 오○○
할 수만 있다면 이 학생들을 국회로 보내고 싶습니다. 이 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되는 때 아마 아름다운재단 같은 곳은 할 일을 잃고 저는 실업자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유쾌한 실업자가 될 날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기부자들은 항상 따스한 격려와 충고 역시 잊지 않으십니다. 저희가 초심을 잊지 않고, 늘 다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기부자들의 지켜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부자들이야말로 진정한 나눔의 스승이자 시이오(CEO)일 것입니다.
나눔의 가장 큰 스승, 그들은 바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나눔을 실천하는 곳에서 일하면서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은 이렇게 아름답고 훌륭한 스승을 너무나 많이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함께 나누고, 서로 배우며, 모두 행복해지는 것이 바로 나눔의 본질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서두에 기부자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항상 나눔의 가르침을 주시는 기부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자랑스럽습니다.
한태윤(아름다운재단 기부컨설팅팀) | 영화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런데 영화 보는 것보다 좋은 것은 영화관에서 사람들 뒤통수를 보는 것입니다. 영화를 꿈이라고 할 때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모든 사람이 함께 같은 꿈을 꾸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함께 같은 꿈을 꾼다면 얼마나 멋질까요? 모두 함께 아름다운 꿈을 꾸는 사회를, 항상 꿈꾸며 살고 있습니다.
*이 글은 아름다운재단에서 발간하는 월간 콩반쪽(2007년 3월호)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