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AIDS) 행동주의자들에게 드리는 조언 | |||||||||||||||||
[바라의 에이즈는 없다] 에이즈는 현 시기 운동사회를 바라보는 지표 | |||||||||||||||||
얼마 전 아들이 돌을 맞이했다. 돌잔치에 온 사람 중엔 내가 대표로 있는 에이즈 재평가 인권모임(http://www.noaids.co.kr)의 회원 세 분이 사람들과 함께 섞여 있었다. 회원 중 한 분이 돌잡이 역할을 해주어 얼마 지나지 않아 분위기가 화기애애. 아들은 HIV 양성인 회원들의 가슴에 안겨서 한참동안 밝게 웃는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 아무도 누가 HIV 양성인인지 몰랐을 것이다. 함께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눈 좋은 사람들일 거라고 여겼을 뿐. 좀 안다는 식자층이 문제다. 엊그제 함께 식사를 나눈 모 한의사는 내 소개를 받은 뒤 불안해하며 이렇게 묻는다. "에이즈 걸렸어요?" 모 사회단체 대표를 맡고 있는 선배 역시 "너 에이즈 걸렸냐?"고 묻는다. 에이즈 모임의 대표는 의례 에이즈에 걸린 줄 아는 것. 하도 그런 말을 많이 들어서 요즘은 이렇게 말한다. "에이즈에 걸렸어요. 관절염이 있고, 피곤하면 식은땀도 흘려요. 얼굴엔 여드름이 났고요." 이 말을 들은 어떤 이는 순식간에 안색이 변한다. 밥 먹다가 숟가락을 벌벌 떤 사람은 줄잡아 십여 명이 넘을 듯. 나는 20대 소중한 10년의 자산을 모두 노동운동으로 탕진한 적색 빈민이다. 30대 들어선 의료시민운동을 한답시고, 암 시민연대란 단체를 만들었고 또 에이즈 재평가인권모임도 함께 만들었다. 두 단체를 함께 운영하다보니 거의 폐인 수준에서 살았던 시절들. 지금이라고 경제적으로 변한 건 별로 없다. 사회과학 책 천여 권이 전 재산이다. 그래서 아들에게 가난함을 물려줄까봐 항상 걱정이 앞서는 못난 사람이기도 하다. 어쩌라. 아비가 자칭 직업적 활동가인데. 활동가에겐 두 가지 원칙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대안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대안의 토대는 언제나 구체적인 근거와 현실이다. 그 다음 이 대안을 실현하기 위한 헌신적인 활동이 뒤따라야 한다. 아들에겐 적어도 이 두 가진 확실히 가르쳐줄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구체적인 근거가 없는 활동은 '미친 짓'이라는 것 또한. 일부 운동권의 미친 생각 에이즈에 관한한 현 시기 일부 운동사회는 좀 미쳤다. 뭐가 미쳤나? HIV 양성인의 인권과 에이즈 치료제, 에이즈 예방법에 대한 관점들이 그것. 지난 12월 1일 나누리+에서 활동하는 권미란 씨가 참세상에 올린 '에이즈는 한 사회를 바라보는 지표'란 투고가 이 미친 생각을 담보하는 가장 최근의 글이다. "최초로 에이즈가 미국에서 발견되었을 때 레이건 정부는 순결과 가족주의를 옹호하기 위해 동성애자와 HIV/AIDS감염인을 공격했으며, '성적으로 문란하여' 결국에는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에이즈 발병원인을 규정했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전 세계의 HIV/AIDS감염인은 예외 없이 사회적 낙인과 차별을 당하고 건강권을 비롯한 인권을 박탈당하고 있다." 그는 "차별, 빈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에이즈의 주범"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글을 몇 번이나 다시 읽어봐도 이 사회에서 HIV 양성인을 차별하는 구체적 원인을 설명하지 않는다. 인용한 위 글도 대단히 모호하다. 레이건이 가족주의를 옹호하려 한 게 명분인지, 본질인지도 알기 어렵다. 또한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인 중국이나 소련 등에서 미국보다 더 심각한 에이즈 격리 정책을 실시하는 이유가 뭔지 나타나지 않는다. 단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미국의 정책이 확산된 것 뿐이다. 변증법적 인식능력을 상실한 자들 문제는 권미란 씨가 가진 생각이 자칭 에이즈 행동주의자의 일반적 논리라는 것. 그래서 이들은 과거 HIV 양성인들이 성적 관계를 가졌다 하여 구속이 되었을 때 팔짱만 끼고 있었다. 성적 관계를 통해 HIV가 전달된다는 생각을 하기에 구속된 HIV 양성인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002년 구속된 K 씨 사건을 포함하여 HIV 양성인과 성관계를 한 사람 중에서 단 한 명도 혈청 양성 전환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는 건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게 전 세계적인 현상이란 건 인정하기 싫을지 모른다. CDC(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서 오랫동안 대규모로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HIV는 성적 관계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도 믿지 않을 듯. 어쨌든, 미국 정부 기관이 내놓은 보고서니까. "에이즈는 의학적으로 수혈과 성행위를 통해서, 그리고 에이즈에 걸린 산모에서 태아에게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감염되어 면역력이 약해지는 질병이고, 사회적으로는 성차별, 인종차별, 성소수자 차별, 빈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의해 확산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질병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적 조건들에 의한 피해가 가장 심각한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에이즈 발병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역시 글발 좋다. 그러나 글만 봐서는 변증법적 인식 능력이 없다. 고작해야 제약회사에서 나눠준 자료를 읽고 자기 시각으로 편집한 것에 불과하다. 어쨌든, 아프리카 대륙 국가에선 HIV 혈청 검사를 안 하거나 하더라도 1회에 그치는 걸 권미란 씨는 모르는 것 같다. 올해 잠비아에 에이즈 의료봉사를 다녀 온 우리 모임의 회원 한 분은 이렇게 말한다. "잠비아 국립대학에서 소개해준 에이즈 환자를 상대로 치료를 했지요. 그런데 너무 쉽게 낫더군요. 그들은 관절염이나 중풍, 피부병 환자였어요." 아프리카에선 중풍 환자도 에이즈 환자로 취급한다. 이를 '임상적 에이즈'라고 한다.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것. 혹시 권미란 씨는 아프리카를 은연중 '단일한 에이즈 국가'로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부시도 아프리카가 국가 이름인 줄 알았다고 한다. 권미란 씨조차 그럴 수 있다. "아프리카는 에이즈 발병률"이 높다고 믿기 때문. 그렇다면, 이집트가 사실상의 에이즈 무풍지대인 것을 설명해야 할 것이다. 인류 역사가 시작되었던 곳이고, 수천 년 동안 서구와 왕성한 교류를 해온 이집트는 용가리 통뼈인가? 이집트에 여행 다녀오는 수많은 한국인들 중에 HIV 양성 반응을 받은 사람이 있기는 한가. 개인적으로 그 동안 수백 명의 HIV 양성인을 만나왔지만 단 한 명도 이집트와는 관련이 없었다. 서구의 그 어떤 에이즈 과학자도, 예방 활동가도 이집트만은 언급하지 않는다. 에이즈가 투탄카멘의 저주라는 이집트 음모론을 제기하는 게 아니다. 제대로 알 필요가 있지 않은가. 그걸 지적하는 것이다. 참고로, 섹스 관광을 다니는 등 세계에서 가장 성적으로 문란하다고 알려진 일본에서 HIV 양성인의 대부분이 성적 관계가 아닌, 혈우병 환자라는 것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집트가 어느 대륙에 있는지 모르고 있다면 세계 지도를 참고하길.) 제약회사의 진짜 탐욕을 발견하라 에이즈 행동주의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에이즈가 아니라 제약자본의 탐욕이 우리를 죽인다'고 외치는 감염인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즉, 높은 약값 때문에 죽어간다는 것. 그럼, 한국에서 높은 약값을 낼 형편이 못 되어 죽어가는 HIV 양성인 사례를 단 한 명이라도 제시해야 한다. 제시 못하면 그건 음모론이 아닌가. 하지만 권미란 씨를 포함 그 누구도 사례를 제시할 수 없다. 앞서 말한 것처럼 수많은 HIV 양성인을 만나 온 나 역시 단 한 명의 사례조차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병원에서 받아 온 약을 내게 주었다. "약을 먹으면 죽습니다. 이 약 필요 없으니 가져가세요." 한국에선 약값을 정부에서 주고 있기 때문. 물론, 2000년 이후 개발된 소위 신약에 대해선 지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에이즈 행동주의자들은 이 사실에 분노한다. 이들의 분노는 에이즈 약의 지독한 독성이란 측면과 다루면 더욱 흥미롭다. 제약회사에서도 잘 안다. 소위 신약들이 DNA를 파괴하여 암을 일으킨다는 걸. 이 정도는 한국에 번역된 자료도 있으며, 관련된 논문만 해도 수백 건이 된다. 특히, 독성실험을 거치지 않았다. 얼마나 놀라운 사실인가. 그런데도 단지 신약이란 이유만으로 행동주의자들은 호감을 갖는다. 급기야 앞뒤 맥락은 전부 생략해도 되는 줄 안다. 이 정도면 논리란 게 없는 '감정적 인간'으로 봐야 한다. 제약회사에서 나눠준 팜플렛의 수준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가난한 민중이 그 신약을 먹을 수 있도록 '강제 실시권'을 해야 한다는 것 정도. 행동주의자들은 이건 알고 있는가. 신약을 살 수 있었던 부유한 서구 사회의 HIV 양성인의 70%가 간암으로 사망했다는 점을. 약의 독성 때문이며, 제약회사도 그 정도는 안다. 에이즈 약의 부작용 목록에 "이 약의 부작용으로 에이즈가 생길 수 있다"가 또박또박 적혀 있음을 확인하라. 가난한 HIV 양성인이 약을 먹을 때 약 때문에 죽는다는 걸 행동주의자들은 파악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제약자본의 진짜 탐욕이다. 부시의 성 관념과 무엇이 다른지 증명하라 권미란 씨는 또 이런 주장도 한다. "인권과 예방이 반비례한다는 입장은 에이즈를 더욱 확산시킨다." 무슨 말일까? 예방차원에서 HIV 양성인을 음지로 몰아넣으면, 오히려 에이즈가 확산된다는 뜻으로 다가온다. 따라서 양성인이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서 권익을 보장받을 수 있을 때 에이즈 확산이 멈출 것이란 주장이다. 그런데 권미란 씨는 이 주장에 앞서 미국의 에이즈 예방정책인 '금욕 프로그램'을 비난했다. 결국 HIV 양성인의 성적 권리를 인정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권미란 씨 등 행동주의자들은 HIV가 성적 관계를 통해 전달된다고 믿기에, 이 권리를 어떻게, 어느 정도 인정하느냐가 의문이다. 그 동안 어느 정도의 권리를 인정하는지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럴 수밖에. HIV/AIDS 가설을 신봉하는 이들에게 전염병의 법칙과 도덕적 원칙이 서로 상충하기 때문. 이 점에서 대해 자신 있게 피력할 수 있는 행동주의자가 있으면 대 환영이다. 자신이 보수주의자가 아니며, 보수주의적 관점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걸 증명해보길 바란다. 우리 모임에선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알아서 하십시오. 성적인 것은 당시 개인의 고유한 권한입니다. 성적 권리를 포기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권리가 침해를 받으면 우리가 나서서 싸우겠습니다." 실제로 보건기관 및 보수적 언론과 무진장 싸웠다. 자기 자신에게 침 잘 뱉었다 아울러 권미란 씨는 자신의 글에 이런 부제를 붙였다. "에이즈를 대하는 운동진영의 자화상.. 그리고 수치스러움" 말 잘했다. 이 꼬리표는 권미란 씨를 포함한 모든 에이즈 행동주의자의 머리맡에 붙여놓아야 한다. 자기 스스로에게 침을 뱉은 것이기에. 우리는 지난 6년간 국내의 에이즈와 관련된 모든 단체와 교류하고자 했다. 그러나 전부 실패했다. 인터넷에서 강퇴 당했으며, 올린 글은 삭제 당했고, 투쟁의 현장에서 만나도 모른 척 한다. 행동주의자들에게 토론을 원했지만 단 한 번도 토론에 응해준 적이 없다. 완벽하게 무시하는 태도. 그러곤 뒤에서 비난한다. 다국적 제약회사나 에이즈 예방협회 등과 과연 무엇이 다른가. 이 점에선 과거 스탈린주의자들의 종파주의 망령을 되풀이해서 보는 것 같다. 다국적 제약회사의 팜플렛이 당신들의 이론인가? 앞의 글에서 에이즈 행동주의자들에게 이미 많은 조언을 했다. 그 이유는 행동주의자들의 이론이 다국적 제약회사의 팜플렛이고, 실천은 공허한 구호였고, 나중에 정말로 실현될 수 있는 대안은 독성 검사도 안 한 채 비싼 값에 판매되는 에이즈 약이기 때문. 공부 좀 하길 바란다. 최신 에이즈 이론도 공부하고, 에이즈 과학자 대회에서 나온 자료도 읽어보고, HIV 양성인도 두루두루 만나 대화를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HIV 양성인들을 만나기 힘들면 우리 모임에 찾아오라. 당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짚어주겠다. 시간이 없으면, HIV가 분리되었다는 논문과 HIV가 에이즈를 일으킨다는 걸 증명한 논문을 찾아서 읽어보면 더욱 좋다. 어차피 그런 논문은 이 세상에 없으니 공상 속에서 살라는 뜻이다. 조언이라도 듣다 보니 혹시 기분 나쁘면 반론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반론은 언제나 기다린다. 눈에 힘을 주고 빠른 속도로 추상적인 말만 되풀이하는 건 이제 그만. 자기최면을 거는 건가? 한미FTA는 우리 모임 역시 강력 반대하고 있으니, 행동주의자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구호는 다를 것이다. 이를 공동전선이라고 했던가. 아무쪼록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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